[아! 어쩌나?] (74) 착하디착한 남편



Q1. 착하디착한 남편

 제 남편은 성경에서 말씀하신 대로 살려고 하는 아주 착한 사람입니다. 높은 자리에서 인사받으려고 하지도 않고 겉치레에 신경 쓰지도 않고, 부모님 보필하는 것도 다른 형제들이 있어도 무조건 자기가 다 하겠다고 합니다.
 
 시아주버니와 동업을 하는데 머슴같이 일만 하고 시아주버니네가 금전적으로 많이 써도 말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가족들에게 검소하게 살라고 잔소리를 합니다. 시댁 일이라면 무슨 일이나 다 나서 돕는데, 다른 형제들은 이제는 고마워하지도 않고 오히려 당연시합니다. 분명히 주님 보시기에 착한 남편인데 그런 남편을 보는 제 마음은 편치가 않습니다. '왜 저렇게 바보같이 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남편에게 불만을 품는 저 자신이 속물 같고, 탐욕스러운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성경공부를 하면서 제 자신을 달래고 있습니다. '난 행복하다, 저렇게 착한 사람과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하면서요. 

 그런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마음이 불편해지고 저를 나쁜 여자로 만드는 남편이 미워집니다. 그렇다고 구질구질하게 싸움을 걸기도 싫고요. 욕심이 많아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인지 답답하고 힘듭니다.

 
 

A. 자매님 마음이 무척 속상할 것 같습니다. 자매님 설명대로라면, 남편은 착한 분이라기보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분 같습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기가 센 형 동생들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착하게 행동해야 하는 배경 아래 성장하셨는가 봅니다.
 
 이렇게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가진 분들은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 욕구를 맞춰주는 삶을 살아왔기에 자신의 욕구가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고, 자기만족을 위한 삶을 살지 못합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자신에게 위압적인 존재에게 착하디착한 양처럼 행동하면서 만만한 자기 가족들에게 자기 삶의 방식을 강요한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타인지향적 삶을 살까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른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서 받는 관심입니다. 관심은 아이들의 심리적 '필수영양분'이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관심을 받기 위한 방법은 성장 과정 안의 자기 자리마다 모두 다릅니다.
 
 불행하게도 남편분은 아주 좋지 않은 병적 방법을 터득하신 것이지요. 이런 콤플렉스를 가진 분들은 자기 돌봄, 자기 욕구 이해와 같은 심리훈련을 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습니다. 왜냐면 이미 너무 오랫동안 몸에 밴 습관을 고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남편을 보고 불편한 마음을 갖는 자매님은 절대 욕심이 많은 분도, 속물도 아닌 아주 정상적인 분이십니다. 착한 남편이 형제들에게 착취당하는 것을 보면서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그것이 문제가 되겠지요.
 
 단지 자매님이 주의하셔야 할 것은 변하지 않는 남편을 보면서 속상해하는 것이 자신에게 무리를 준다는 것을 늘 상기하셔야 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남편이 달라지지 않을 때는 포기하시고, 자매님 인생을 만드는데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매님에게 주어진 귀한 시간이 남편 생각하느라 어느새 날아가고 남은 것 하나 없는 노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2. 묵주를 부적처럼 사용해도 되나요?

 기도하기 위해 늘 묵주를 갖고 다니지만 기도가 생활화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그냥 갖고 다니기만 합니다. 가끔은 묵주를 보면서 '아, 그래 내가 신자인데 잘못된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하는 반성은 하고 삽니다. 차에도 묵주를 걸어놨습니다. 왠지 성모님이 지켜주실 것 같아서요.
 
 그런데 신자가 아닌 남편이 그런 저를 보고서 핀잔을 줍니다. 무슨 부적처럼 묵주를 걸어놓고 다니느냐고요. 그런 말을 들으면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도 묵주를 걸어놓은 것이 마음이 덜 불안해 부적처럼 가지고 다니는데,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 처럼 묵주를 대해도 성모님이 화를 내지 않으실까 걱정입니다.

 
 
A. 부적은 마음이 불안한 사람들이 갖고 다니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안감을 갖고 살기에 부적 효과를 가지는 도구들은 어느 종교건 다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만드는 성물은 기도의 수단이자 불안감을 감소시키거나 없애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마치 부적 같은 심리치료 효과를 갖는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늘 묵주를 지니고 다니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자매님이 성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고 묵주를 아예 두고 다니신다면, 그나마 있는 신심마저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너무 오래 만나지 않으면 서먹하듯, 묵주기도도 그러하니 늘 수중에 지니고 다니시고, 차에도 늘 걸어두시기 바랍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묵주기도를 하고픈 마음이 들겠지요.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 이 글은 평화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시리즈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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