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나?] (80) 나의 어머니


Q. 나의 어머니
 저의 어머니는 참 불쌍한 분이십니다. 머리가 좋으셨는데도 식구 많은 집안 셋째 딸로 태어나서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셨고 오빠들 공부 뒷바라지하느라 일을 다니셨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공부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십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에게는 아주 차갑게 대하셔서 어린 시절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따르고 사랑을 받고 싶은데 어머니는 어린 저를 보고 "너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못했어. 넌 꼭 우리 오빠 닮아서 내 인생에 걸림돌 노릇을 하는구나"하시면서 야단을 치셨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어머니는 성당에 다니셨습니다. 어머니가 어린 저를 성당에 데리고 가면 수녀님이 저를 많이 예뻐해 주셨습니다. 저는 어린 마음에 '수녀님이 엄마였으면…'하는 생각을 많이 해서 엄마에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난 뒤에는 꼭 성당에 가서 수녀님을 보면서 마음을 달래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제가 커서도 여전하셔서 대학에 합격했을 때도 기뻐하기는커녕 "그래 이제 대학생이 됐으니 마음 놓고 어미를 무시하겠구나"하며 핀잔을 줘서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머니가 성당에 다녀봐야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다고 하시더니 동네 아주머니들을 따라 이상한 종교에 빠졌습니다. 당신이 식당 일을 해서 번 돈을 전부 그곳에 갖다 주시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어머니를 말리고 싶지만 "또 어미를 무시하느냐"고 화를 낼까 봐 한마디도 못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마음을 이해하다가도 때론 어머니에 대한 화가 불쑥 올라와 당황스럽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저를 보고 "어머니는 불쌍한 분이시니 이해해드려라"하고 말합니다. 여자친구는 어린 시절 저를 예뻐해 주신 수녀님을 많이 닮아서 사귄 친구입니다. 너무 천사같아서 때로는 부담스러워 헤어지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제가 어머니에게, 또 여자친구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마음이 답답합니다.

 
 

A. 어머니는 어린 자식들에게 아주 중요한 존재입니다. 임신과 분만, 수유 과정을 통한 어머니와의 관계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적입니다. 다시 말해, 어머니와의 관계가 아버지와 형제자매들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 데 아주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어린아이는 어머니와 밀접한 관계를 맺기에 어머니는 자식에게 따뜻한 마음과 지속적인 음식 제공을 통해 아이 마음에 안정감을 심어줘야 합니다.
 
 특히 아이들은 엄마 젖을 먹는 시기 즉, 구순기에 성격 형성 과정이 아주 중요합니다. 엄마의 따스한 가슴을 느끼고 영양 공급을 잘 받고 자라면 구순 수용적 성격(oral receptive character)을 갖게 돼 관대하고 낙천적 성격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구순 공격적 성격(oral aggressive character)이 생깁니다. 구순 공격적 성향이 있는 사람들은 적개심이 강하고 비관적이며, 시기심 많고 과도하게 경쟁적이어서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사지 못하고 공동체에서 소외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제님은 다행스럽게도 어머니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음에도 착한 마음을 가지신듯합니다. 아마도 어린 시절 하느님 은총으로 만나게 된 수녀님이 형제님 마음의 상처를 많이 보듬어줘서 건강한 청년이 된듯합니다. 또 대학생이 돼서는 그 수녀님을 닮은 여자친구를 사귀었으니 형제님은 어머니 복은 없지만 대신 다른 인복이 많은 분입니다.
 
 다시 말해 여자친구를 놓치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여자친구가 어머니와 아내, 여자친구 이렇게 세 가지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어머니 문제는 형제님이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어머니가 신흥종교에 빠져 당신이 번 돈을 다 갖다바치는 것은 성당에서 인정받지 못한 서러움과 한을 그곳에서 풀기 때문일 것입니다.
 
 신흥종교는 대개 기성종교에서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을 노려 선교하는데, 사람을 교묘한 말로 꼬드겨서 환심을 산 후 결국에는 현물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한번 빠진 사람들이 헤어나오기가 아주 어렵다고 합니다. 어머니 문제는 형제님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어머니가 언젠가 진실을 알고 돌아올 때까지 기도만 많이 해 드리세요.
 
 성령께서 어머니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형제님은 어머니와 감정적으로 많은 얽힘이 있으니 매일 어머니 사진을 보고 많은 대화를 나누셔서 마음 안에 쌓인 어머니에 대한 불편한 감정들을 없애시길 바랍니다.


홍성남 신부(서울 가좌동본당 주임) cafe.daum.net/withdoban



*** 이 글은 평화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시리즈이며, 
     저희 본당 홈피에 옮김을 허락하여 주신 미주 평화신문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