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신자가 묻습니다] 35. 뉴스를 보며, 가톨릭교회는 다른 종교계와 달리 신부님이나 수사님, 수녀님들, 신자분들도 사회 현안에 대해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 신자들이 지난 2008년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생명 평화순례를 하고 있다.



Q. 뉴스를 보며, 가톨릭교회는 다른 종교계와 달리 신부님이나 수사님, 수녀님들, 신자분들도 사회 현안에 대해 적극적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 김진호(서울 목5동본당, 47)



A. 과거엔 '정교 분리'라는 게 있었습니다. 정치와 교회는 제각기 다른 영역이기에 서로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지요. 1886년 한불조약을 통해 신앙의 자유가 회복된 이후 교회는 국가나 시민사회 영역은 정치 영역이기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정책에 충실했습니다. 물론 오늘날 헌법에도 정교 분리 조항이 있긴 하지만, 이는 정부의 종교정책상 중립 요구 위반 문제에 초점이 맞춰 있습니다. 정부 입법은 세속적이어야 하며, 특정종교를 선전하거나 금지하지 않아야 하고, 정부 행위는 종교에 대한 관여를 조장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요즘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제주 강정마을에서, 쌍용차 해고자 복직문제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길거리' 미사가 봉헌되면서 사제들이 자주 뉴스에 등장하곤 합니다. 이처럼 사회 정의를 위한 투신을 두고 교회 안팎에선 설왕설래가 분분합니다.

 그런데 이런 갈등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1960년대 후반, 강화도 심도직물노동조합 사건을 시작으로 원주교구 부정부패 추방운동, 지학순 주교 구속 사건, 정의구현전국사제단 활동, 광주민주화운동,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과 6ㆍ10민주항쟁, 도시 재개발과 빈민사목 등 국가나 시민사회의 정의 문제에 교회 성직자나 수도자, 평신도들이 투신해왔고, 이로 인한 갈등도 계속 있어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교회는 사회 정의에 투신하고 있는 걸까요? 해답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있습니다.

 1962년에서 1965년 사이에 열린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한국교회의 선교 내지 복음화 실천방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현대세계와의 대화에 역점을 둔 「사목헌장」은 교회는 더 이상 교회 울타리에만 갇히지 않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종교와 문화, 정치, 경제 현실 등을 자기의 신앙살이에 통합하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부들의 가르침에 따라 한국교회는 1970년을 전후해 사회 정의를 선교에 통합하면서 시대적 요청에 교회가 응답하는 형태로 사목방향을 선언하고 실천합니다. 대표적 사례는 1967년 주교단이 발표한 '우리의 사회 신조'라는 공동선언입니다. 이를 통해 가톨릭노동청년회가 교회의 공식 평신도 사도직단체로 받아들여지고, 가톨릭농민회의 전신인 가톨릭노동청년회 농촌부 등이 설립됩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결정을 적용하고 체화시킨 것이며, 동시에 '사회정의에 대한 투신의 비전과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 이 글은 평화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시리즈이며,
저희 본당 홈피에 옮김을 허락하여 주신 미주 평화신문사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