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21세기로 향하는 교회


③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회식

 

33.jpg

 

1962년 10월 11일 목요일 교황 요한 23세는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주교들, 즉 2450명의 주교들이 모인 가운데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장엄선포 하였다. 공의회는  <배신과 파괴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현대세계>에서 <역경의 예언자들>과 함께 불목 가운데서 이 시대의 인간들에게 <진리의 거룩한 유산들>과 <현대세계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형태의 삶의 조건들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회의 엄격함 보다는 자비의 묘약을 사용하면서> 개최되었다.

 

공의회 첫 회기 이후에, 즉 1963년 6월에 요한 23세 교황이 서거하셨으며, 이에 모든 세계는 진심으로 눈물을 흘렸다.

 

총 16개의 문헌, 즉 4개의 헌장, 9개의 교령, 3개의 선언을 공식적으로 선포함으로써 이 천년의 교회역사 속에 큰 획을 긋는 개혁공의회로 평가될 것이다. 이전 공의회들이 주로 교회의 위협받는 분야들에 국한하여 개혁하고 질서 짓고 교리를 밝혔던 반면, 이번 공의회는 복음과 교회의 전체 전통 그리고 ‘시대의 징표’가 제기하는 특수한 요구에 부응하여 포괄적으로 교회생활을 쇄신하되 일차적으로 법률적 규제들을 통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목적, 신학적 관점에서 접근해 갔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하여 변화한 것들을 살펴보면 먼저 신학에 있어서 과거 교회가 ‘거룩한’ 교회로 자처하며 타락한 세속인들이 이 거룩한 교회를 보고 따라 오도록 하였다면 이제는 교회가 세상과 분리되지 않고 ‘세상 안에 함께 있는 교회’라는 점을 인정함으로써 수직신학이 수평신학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는 성전 내의 감실이 중앙에 위치하지 않고 옆으로 비켜서 위치해 있다는 점과 과거 제대가 성전의 벽에 붙어 있고 사제는 뒤로 돌아서 미사를 집전했던 것이 이제는 벽과 떨어져 신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는 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 외에도 신앙과 신심의 중심이 그리스도 신비에 집중되고 있으며 성경에 대해서도 역사적 접근이 이루어지면서 신학과 교회생활을 위한 성경의 중심역학, 전례쇄신, 교회생활에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 ‘세상’ 사정에 대한 새로운 귀납적, 경험적 방식의 입장표명 등이 새롭게 변화되었다. 

 

그리고 공의회 개혁의 실현이 일부 경우에 세속주의와 진보적인 현대 사회학의 영향을 받아 어떤 신학자들은 지금까지의 신앙고백들을 반문하였고 많은 신자들에게서 불확실성이 번졌다. 엄격과 처벌 그리고 심판의 하느님이 용서와 사랑 그리고 자비의 하느님 상으로 변화되면서 자칫하면 신앙의 이완주의가 대두할 위험이 보이기도 했다. 또한 언론과 매스컴의 영향을 받은 이들은 개인적인 속죄기도가 성사적 성격이 있음을 주장하고 재혼한 이혼자들에게 영성체를 허락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비가톨릭 신자의 영성체와 가톨릭의 프로테스탄트 성찬식 참가를 원하기도 하였다. 신학과 복음선포에서 다원주의가 불러일으킨 유해한 결과들로 인해 주일미사에 참여하는 신자수의 저하와, 성소를 포기하는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늘어났으며 혼종혼인 그리고 종교적 무관심의 증대를 초래하기도 했다.

 

그러나 구원경륜의 교회역사 속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세상 안의 교회를 강조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새로운 보편교회시대의 개막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